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능력으로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평온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는 오늘 새벽 여러분께 몇 자 올려드립니다.

봄비가 예전보다 훨씬 잦습니다.

기후의 변화 못지않게 이곳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새로 선 건물은 더 화려해지고 그 안에는 누가 살까 싶은 비싼 물건들이 많아지고 물질주의의 거대한 광풍이 소리 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질에 신앙은 그저 휴지조각처럼 팽개쳐진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여오니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에 비해 좋은 소식은 사실 가물에 콩 나듯 하니 이곳을 향하여 기도하시는 형제, 자매님들께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종내에는 보잘것없어 보이고 아주 약한 순의 생명력이 내어놓을 풍성함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 두 달간 지방에 있는 분교 두 곳에서 강의하고 본교에서의 강의, 현지 목사님들과 지도자들을 상담하며 지냈습니다.

특히 갈수록 많아지는 상담은 체력도 돌봄의 정도도 벅찹니다.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네요. 지혜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얼마 전에 여러 현지 목사님들과 함께 한 때 귀한 일군으로 기대를 모았던 형제를 찾아갔습니다.

1993년 키르기즈스탄에 와서 언어공부를 할 때 현지 러시아 침례교회를 출석하면서 만났던 형제였습니다.

당시는 미혼이었고 미남에 언변도 뛰어났을 뿐 아니라 그가 기타를 치면서 부른 찬양은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음악성도 탁월했습니다.

이 형제가 어느 날부터인가 은사 운동에 빠지더니 일련의 다른 키르기즈 청년들과 함께 침례교회를 나와서 교회를 세우고 한참 활동을 하다가 어느 날 사라졌습니다.

이후 저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고 2008년 다시 키르기즈스탄으로 와서 이 형제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타락해서 교회를 떠났고 부인과의 불화 등등,

집 한 칸 없이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최근에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에** 목사님이 자신의 친척 집을 무료로 그에게 세를 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에 그를 기억했던 다른 목사님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이제 막 50줄에 들어선 그는 몰라볼 정도로 변해있었습니다.

붉었던 총기도 아름다웠던 목소리도 사라지고 머리가 빠진 초로의 모습이었습니다.

깊은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그보다 훨씬 나이도 어리고 그리 언변도 뛰어나지 못하지만 성실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에** 목사님께 그와 가족을 잘 돌보도록 기도해주고 돌아왔습니다.


이단에 빠지고 과장과 거짓말을 꺼리지 않는 은사 운동의 미망에서 헤매다가 믿음에서 떠나간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른 목사님들께 이런 이들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알아보도록 하고 저와 함께 협력해서 섬기자고 부탁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요즈음 조국의 소식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야 먼 곳에서 제한된 정보만을 접하니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싶어도 뭔가 큰 위기를 맞는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사사기에 보면 단지파에게 점령당했던 라이스 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땅의 백성들은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단지파의 침략으로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터를 잃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흩어지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저는 단 지파는 평화롭던 사람들을 해친 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라이스 성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서 표현한 삿 18:7을 보면서 안일함이 가져오는 비극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표준새번역에는 한가롭고 평안하게 살고 있었고 어느 누구와도 접촉이 없었다.’ 고 했습니다.

라이스 성에 살던 사람들도 히브리 백성들의 가나안 침략과 주변의 변화를 듣기는 들었지만, 그것은 자신들과 아무 상관 없는 것이라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 안일함의 결국은 패망이었습니다.


지금도 조국의 산과 들에서 나라를 걱정하며 기도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줄 압니다.

저도 밤잠을 설치면서 조국을 살려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먼 땅에서 알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 몇 구절 올립니다.

이사야 32:11 너희 안일한 여자들아 떨지어다.

너희 염려 없는 자들아 당황 할지어다 옷을 벗어 몸을 드러내고 베로 허리를 동일지어다.

이사야 32:9 너희 안일한 부녀들아 일어나 내 목소리를 들을지어다 너희 염려 없는 딸들아 내 말에 귀를 기울일지어다.

아모스 6:1 화 있을 것이다.

시온에서 안일하게 사는 사람들과 사마리아 산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들아!


 

2017419


주안에서

이주형(최영화, 이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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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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