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감사와 기도 부탁 편지(이주형 선교사)

감사와 기도 부탁 편지

 

주안에서 함께 부름 받아 오늘도 그분의 은혜로 고군분투하시는 사랑하는 사상교회 형제, 자매님들께 문안 올립니다.

어제 당회 서기 김성식 장로님으로부터 공동의회를 통해서 저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부족함이 더 드러나는 저로서는 너무나 황송할 따름입니다. 게다가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환영받는 일이 드물다고 했는데 환영해 주셨다니 기쁜 마음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약점이 많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설교 중에 ‘만약에 하나님이 나를 몰래 카메라로 찍어서 보여 주며 ‘이 자식이’라고 한다면, 나는 설 곳이 없다‘라고 한 것처럼 부족한 것이 열 두 광주리로도 가득할 것입니다. 어쨌든 여러분의 사랑 속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지낸 세월이 무려 44년입니다. 저를 모르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머님 아버님과 같은 분들, 형님, 누님, 동기들 동생들 저의 약점을 많이 아실 것입니다. 아니 여러분이 모르는 약점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 이이기에 지난날이나 이번이나 여러분의 사랑이 저에게는 과분합니다.

그동안 여러 번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르심을 따라서 여러 장애들을 극복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저 스스로 이 부르심이 과연 주님의 뜻인지를 헤아리려고 이전부터 밤을 지새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상에서의 청빙 실패에 대한 소식이 들릴 때 마다 연이어서 저에게 뜻을 묻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주의 뜻 가운데서 무엇이든지 순종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그 몫이 너무 컸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에 대해서 그동안 긴가 민가 하면서 주저하셨을 줄 압니다. 그러기에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하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셨을까 짐작해 봅니다.

장로님들께서 저에게 청빙을 해 오셨을 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부족하지만 청빙을 해 주시니 큰 위로가 됩니다. 그런데 교회 사정을 볼 때 저나 여러 장로님들이나 좀 긴장하며 기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번 청빙과정을 통하여 그동안 우리 안에 스며든 분열의 아픔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고 하나 됨의 시작으로 봅시다”라고. 어쩌면 그게 또 여러분의 기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교회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힘써 기도하셨던 분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고 멀리 가까이서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던 사상교회 출신 형제, 자매님들께도 앞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기회를 되었으면 합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을 하실지 모르지만, 일을 시작하시고 진행하시고 선하게 마무리 하지는 하나님께 우리 모든 기대를 모아보는 것이 가장 소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넘어진 곳에서 일어서라고요. 넘어진 곳에 대한 기억이 아프다고 해서 트라우마로 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에베소 교회에 말씀하셨듯이 어디서 떨어졌는가를 헤아려 보고 그것을 회복하라고 하셨으니 기도하면서 함께 찾아보고 거기서부터 일어서기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곳을 정리하려고 하니 보이는 짐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여기에 올 때 보다 가방 개수가 더 적어진 것뿐입니다. 지금까지 사역을 현지인들에게 이양하는 것에는 늘 익숙해 있기 때문에 일과 관련해서는 그리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늦게까지 인사를 해야 할 분들을 정리해 보니 이외로 그 수가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우선 연합신학교의 이사, 교수, 학생들, 지방 두 분교의 이사, 교수, 학생. 개척했던 세 교회의 목사님부터 적지 않은 현지 목사님들에게 이별을 알리는 것이 있고요.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저에 대해서 응원하며 함께 해 주신 한국, 외국 선교사님들에게도 감사를 전해야 합니다. 어제 외국에서 손님이 와서 그분들과 중요한 일을 의논한 다음에 먼저 알려야 할 것 같아서 현지인 전, 현직 학장님 부부를 따로 불러서 이 사실을 통보하니 한동안 멍하게 저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렸습니다. 짧은 몇 주지만 여러 번 겪어야 할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요청받은 설교와 강의도 사정을 알리고 취소해야 합니다. 지난날 한국과 외국에서 기도와 후원 그리고 마음으로 연결된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께도 사정을 알리고 이해시켜 드리고 감사하는 일도 남아 있습니다. 이 일들을 지혜롭게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2019년 12월 16일

주안에서

이주형, 최영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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