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여름 추억

요즈음은 어떨지 모르지만, 이전에 여름이라는 계절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추억을 만드는 가장 좋은 계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 덕분에 학생들에겐 긴 방학,

직장인들은 휴가를 받아 짧은 며칠이라도 집을 벗어나 낯선 땅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이야기거리를 쌓곤 했습니다. 

 

교회 역시 행사가 여름에 집중되었습니다. 

 

저는 여름 수련회만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신학 대학원을 다닐 때 중고등부 전도사로 섬겼습니다.

수련회는 한 해 영적 농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교사들과 아주 꼼꼼하게 계획했습니다.

계곡을 낀 양산의 어느 숲을 빌리고 그곳에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고 밤을 꼬박 새는 캠프파이어 등등.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신앙의 결단, 계곡에서의 물놀이, 오락 등 3박 4일의 계획을 촘촘하게 세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강사를 따로 초청하지 않고 전도사가 직접 강사가 되어서 특별히 말씀을 준비하여 전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말씀을 준비하고 장소를 사전답사하고 모든 경우를 감안하여 꼼꼼하게 점검하고 텐트도 빌렸습니다.

드디어 그날 24명의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해운대에서 양산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침까지만 해도 해가 있었는데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양산 가까이 가자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굵어지고 멈추지 않자, 부장 선생님이 점심은 그냥 가까운 교회에서 먹고 캠프 장소로 이동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 곳이 양산 교회입니다.

비를 맞으며 싸 온 음식을 교회 교육관으로 옮기고 겨우 숟가락을 드는데 바깥에서 중고등부 회장이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에게 달려옵니다.

‘큰일 났어요. 아이가 끼었어요.’

그 말에 제가 용수철 튀듯이 달려가 보니 버스와 담 사이에 여학생이 끼어있는 겁니다.

그것을 본 제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그 담을 밀어 넘어뜨리고 학생을 들어 업고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회에서 병원의 거리가 약 2km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여학생을 겨우 치료하고 학생들과 함께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은 패잔병이 따로 없었습니다. 

 

비에 젖은 채로 모두 교회 교육관에 들어서자 제가 앞에 나아가서 ‘여러분 기도합시다.’라고 했는데 한 학생이 펑펑 울면서 회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여기저기 터지기 시작해서 그날 밤까지 회개가 이어지고 며칠 동안 수련회를 교회에서 은혜롭게 진행했습니다.

코뼈가 부러진 여학생의 부모님은 불신자임에도 저보고 수고하였다고 위로를 해 주는 일도 있었고 중고등부가 부흥을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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