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길거리에서 캐롤이 사라졌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적어도 한 달 전부터 길거리에 성탄 캐럴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거의 들을 수 없습니다.

 

어떤 분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답니다.

먼저 저작권 문제입니다.

캐럴 음악 연주자들이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자칫 적지 않은 벌금을 물을 수 있기에 상점의 점주들이 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저작권자에게 얼마를 주어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한 달 사용에 25,000원 정도라고 한답니다.

그 정도는 뭐 그렇게 많은 돈이 아닌 듯합니다.

이유치고는 너무 빈약해서 다시 알아보았답니다.

이번에는 소음문제를 가지고 접근해 보았는데요.

길 가던 사람이나 이웃이 캐럴 소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고발해서 큰 벌금을 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그런데 그것도 알고 보면 벌금을 안낼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이유치고는 별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좀 더 알아보고 난 다음에야 결정적인 이유를 찾게 되었답니다.

대중들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 그렇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 자신들과는 별 상관없는 데 왜 캐럴을 트냐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자연히 틀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캐럴이 복음의 내용을 많이 담지 않은 것이 많은데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을 교회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오래전에 들은 말이지만, 옛날에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했는데 요즈음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 적이 없습니다.

늘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 왔습니다. 

 

다만, 교회가 세속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가 세속화되면 세상은 더 큰 병에 시달립니다. 

 

세상은 교회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병들어 있습니다.

글쎄요. 교회는 그리스도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병들어 있지 않을까요?

세상의 부흥과 멸망이 교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교회를 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한편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따가운 눈초리를 주는 것은 교회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강절 세 번째 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초 하나를 더 밝히는 오늘 세상의 빛된 우리가 거룩함과 희생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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