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지난주 문득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제가 아는 가장 짧은 시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짧지만 여운이 긴 시입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품은 프랑스 시인 쥘 르나르의 「뱀」이었습니다. 시의 내용은 단 두 마디입니다.

 

“너무 길다.”

 

언뜻 보면 어린아이가 툭 내뱉은 말 같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던진 표현인 만큼 그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뱀은 전통적으로 타락과 죄악의 상징입니다.

르나르는 짧은 시를 통해 프랑스 사회의 부패와 타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너무 길다”라는 말로 풍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요?

 

부정과 부패, 범죄와 사기, 음란과 인신매매, 무정함과 배반, 부모 경시와 권위 상실 등…

사회 곳곳에 어두운 현상이 스며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분노하거나 반성하기보다,

“세상이 원래 그렇지” 하며 체념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뱀은 이미 “너무 길게” 자라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성경은 하나님이 어느 민족이나 나라를 심판하실 때 그 안에 남아 있는 ‘의인’의 존재를 기준으로 삼으신다고 말합니다.

사회가 타락하고 다수가 죄의 길로 가더라도, ‘아니오’라고 거부하며 고난과 핍박을 감내하는 소수의 의인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심판을 막는 댐이 될 수 있습니다.

 

쥘 르나르의 짧은 시 「뱀」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시대를 향한 경고의 외침일지 모릅니다. 

오늘 한국 사회를 바라보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뱀이 너무 길게 자라나기 전에, 십자가로 그 머리를 찍는 결단이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이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곧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제대로 전할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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