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서로의 체온으로”

네팔의 눈 덮인 산길을 걷던 한 여행자가 있었습니다. 

인도의 유명한 기독교 성자이자 맨발의 순회 전도자 알려진 ‘선다 싱(Sundar Singh)’이었습니다. 

그날 산길에는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혹독한 날씨 속에서 그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여행자 한 사람을 만나 함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눈보라 속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마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길가에 한 노인이 눈 위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미 몸은 얼어가고 있었고 그대로 두면 죽을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선다 싱은 동행자에게 말했습니다. 

“이분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 함께 이분을 데리고 갑시다.” 

그러자 동행자는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도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저 노인까지 데리고 가다가는 우리 모두 죽고 말 겁니다.” 

그는 결국 혼자 먼저 떠나 버렸습니다. 

하지만 선다 싱은 노인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노인을 등에 업고 눈보라 속을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은 거칠어지고 몸은 점점 지쳐 갔습니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인을 업고 걷느라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고, 그 체온이 등에 업힌 노인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조금씩 노인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체온이 서로를 살린 것입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선다 싱은 마을 입구에서 한 사람이 꽁꽁 언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놀랍게도 그 사람은 바로 자신을 두고 먼저 떠났던 그 동행자였습니다. 

자기만 살겠다고 혼자 떠났던 그는 결국 얼어 죽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로 짐을 나누어지고, 서로의 체온을 나눌 때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혼자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공동체입니다. 

누군가 넘어지면 붙들어 주고, 누군가 지치면 함께 걸어 주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짐이라고 생각하면 공동체는 무너집니다. 

 

그러나 서로를 살리는 존재라고 생각할 때 공동체는 살아납니다. 

눈보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오늘, 하나님은 우리에게 서로의 체온이 되어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혼자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를 붙들고 함께 걸어가는 공동체. 

바로 그런 교회가 세상이 기다리는 교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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