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광복의 은혜, 기도의 유산

  해마다 8월이 되면 우리는 지나온 역사의 궤적을 돌아봅니다.
1945년 해방의 기쁨이 온 겨레를 감쌌던 그날,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 빛나는 광복의 순간 뒤에는 어두운 감옥에서,
그리고 이름 모를 만주 벌판과 해외 곳곳에서 흘린 믿음의 선진들의 피와 눈물의 기도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민족의 수난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으며, 전국적으로 일어난 만세운동의 중요한 거점 가운데 하나가 지역의 교회들이었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신사참배 강요와 탄압 속에서도 믿음의 지조를 지키며 순교의 길을 걸었던 성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크리스천 독립운동가들은 신앙을 바탕으로 민족의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그들에게 독립은 단순한 주권의 회복을 넘어, 하나님께서 주신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되찾기 위한 간절한 싸움이었습니다.
그들은 차디찬 감옥 바닥에서도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결코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는 소망을 붙들었습니다.
광복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역사의 행운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키며 기도의 등불을 밝힌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고,
우리는 그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고백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신앙의 자유와 예배의 기쁨, 그리고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앞서 믿음을 지키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희생했던 선진들의 눈물과 헌신 위에 오늘의 우리가 서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은혜를 잊은 신앙인에게도 영적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사명은 분명합니다.
선조들이 물려준 숭고한 신앙의 유산을 잘 계승하여,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 되고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아직도 분단의 아픔 가운데 살아가는 이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 가는 기도의 파수꾼으로 서야 합니다.

 

  이번 광복절을 맞아 우리에게 자유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믿음의 선진들이 흘린 눈물과 기도를 잊지 맙시다.
그리고 우리 역시 다음 세대에게 믿음과 소망의 유산을 물려주는 성도들이 됩시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긍휼히 여기시고,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켜 주셔서 이 땅에 참된 평화와 복음의 부흥이 일어나게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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