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한가위에 헤아려 보는 은혜

  어느덧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명절이 되면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입니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멀리 있던 자녀들이 돌아오고, 손주들의 웃음소리로 집안이 모처럼 북적입니다. 

음식 장만하느라 조금 힘들어도, 함께 둘러앉아 밥 한 끼 먹을 수 있음이 참 감사한 시간입니다.

 

  추석을 맞으며 저는 우리 교우들의 지난 한 해를 가만히 떠올려 봅니다. 

매일 아침 일터로 향하며 가족을 위해 묵묵히 수고하신 분들, 자녀 문제로 속을 태우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기도 자리를 지켜오신 부모님들, 아픈 몸을 이끌고 하루하루를 견뎌 오신 분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맡겨진 자리를 성실히 지켜내신 분들이 계십니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 걱정 하나쯤 품은 채 여기까지 오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우리를 붙들어 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돌아보면 모든 일이 우리가 바라던 대로 된 것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견딜 힘을 주셨고 사람을 붙여 주셨으며 막막할 때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오늘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은혜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에게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꼭 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수고했다.” “고맙다.” “당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마음에는 있었지만 쑥스러워 미처 하지 못했던 고백을 살며시 꺼내 보십시오. 

부모님의 손도 따뜻하게 잡아 드리고, 자녀들의 이야기에도 조금 더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혹여 서운했던 마음이 있다면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보다 먼저 웃으며 손을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명절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소중한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모두에게 명절이 다정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사정상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이 있거나,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이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다가오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홀로 외로이 명절을 보내야 하는 교우들도 계십니다. 

혹시 우리 주변에 그런 이들이 생각난다면, 따뜻한 전화 한 통이나 문자 한 줄로 마음을 먼저 건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사상교회 교우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번 한가위만큼은 삶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사랑하는 이들과 마음껏 웃으시기를 바랍니다. 

맛있는 음식도 나누고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십시오. 

오가는 모든 걸음을 하나님께서 안전하게 지켜주시고, 여러분의 가정마다 감사와 기쁨이 가득하기를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한가위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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