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담임목사 칼럼
제가 지난 40년간 사람들에게서 자주 들어온 말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때는 없었습니다.”
아마 저보다 연세가 더 드신 분들은 더 오랜 세월 동안 같은 말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한 달 전, 5월의 어느 수요일이었습니다.
김해공항 국제선에 갔습니다. 첫째 딸이 멀리 멕시코로 떠나기에 배웅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공항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공휴일도, 주말도 아닌 평일이었는데 말이지요.
‘혹시 수학여행인가? 단체관광인가?’ 싶어서 살펴보았지만, 그도 아니었습니다.
출국 심사 입구에는 심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짐을 부치고 있던 한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겁니까?”
그 직원이 웃으며 답하길, “오늘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른 날에는 더 복잡합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렇게들 어렵다고들 아우성치는데, 이게 뭐지? 내가 사람들 말에 속은 건가?’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곧 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맞다, 우리나라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해외여행이 가능한 정도의 경제력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지요.
소비할 수 있는 능력,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 어려운 나라에서도 공항이 붐비는 건 흔한 일입니다.
제가 너무 옛 생각, 혹은 ‘힘든 시절’의 시선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모두가 각자의 여건에 따라 휴가계획을 세우고 계실 것입니다.
누군가는 해외로, 누군가는 가까운 계곡이나 맛집으로, 또 어떤 분은 실업 상태에 계셔서 “휴가는 무슨, 언감생심”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러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휴가계획, 꼭 세우십시오.
혼자든 가족이든, 길든 짧든, 몸과 마음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루만이라도 좋습니다. 나흘이든, 일주일이든 여유가 허락하는 만큼 계획하십시오.
옛날얘기지만, 우리가 청년이었을 땐 여름성경학교를 위해 휴가를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분들이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 바쁜 중에도 하루쯤은, 계곡의 찬물에 발도 담그고, 바닷가에서 수박 한 조각 나눠 먹는 낭만을 꼭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그 낭만을 이번 여름에 꼭 남기려고 합니다.
힘들어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고, 움직이고, 쉴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걱정 속에만 머무르지 말고, 삶의 작은 쉼표 하나, 이번 여름에 꼭 찍어보시기 바랍니다.
“휴가, 꼭 가지십시오.”
그것이 삶을 지키는 지혜이자, 하나님이 허락하신 쉼의 복을 누리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