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사량도에서

‘여름 지나면 휴가 간다.’ 생각하고 9월에 계획했는데, 여름 끝자락의 뜨거운 태양을 마음껏 쬐었습니다.

 

  시찰 일군들과 함께한 일본 오사카 여행은 큰 감동은 없었고 오히려 깊은 시름만 쌓였습니다.

우리나라 여행지에는 사람들이 없다고 저렇게 난리인데 다들 어디 갔나 했더니 일본이네요.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왔는지 정말 바글바글했어요. 

우리도 그중에 한 팀이지만. 이래저래 한국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한국에 와서 어디로 갈까 하며 생각 중에 통영을 택했고 주일은 사량도에서 보내자 하는 마음으로 주일날 배를 타고 섬에 도착했습니다. 

전에 어떤 기사에 보니 사량도에 있는 교회가 너무 어렵다고 해서 그 교회에 들러보고 싶어서요. 

당연히 섬이 아주 조그마하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얼마나 큰지요. 

거의 욕지도와 비슷한 규모더라고요. 

교회 들렀다가 차로 섬 한 바퀴 도는데 약 40분 걸렸습니다. 

제가 길에서 본 교회만 5개가 있고요, 교회 건물도 크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렇지만 교인들이 별로 없다고 하네요. 

그것이 가장 목회자로서 힘들다고 하고요, 힘써 보지만 섬의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돌아가는 배편이 1시간 반이 남아서 터미널에 가 봤더니 한쪽에 작은 도서관이 있고 책도 제법 있어서 살펴보니 ‘장자, 나를 깨우다’라는 책이 있어서 찜하고 난 다음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더불어 멋진 탁자에서 책을 즐기고 있는데 한 시간이 지나니 몇 사람이 들어옵니다. 

한 여자 분이 전화를 받는데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하는데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다 알겠더라고요. 

귀는 왜 남의 이야기로 향하는지 모르겠어요. 

‘공공장소에서 왜 저렇게 하나’하며 눈살을 찌푸리며 의식적으로는 무시하려고 하는데 신경이 계속 갑니다.

 

  그때 제가 읽던 책의 한 문구가 보입니다.

 ‘내가 옳으면 너는 그른가?’

 

  그 순간 그녀가 그르다고 생각하는 내가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민폐’라고 생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뭔가 그럴 이유가 있을 거라는 마음을 가지라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 이후 신기하게도 그 시끌벅적한 데서 그 책의 반을 기쁘게 읽었습니다.

 

  일본 연수 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오랜만에 다시 읽고 이 어지러운 시대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장자의 지혜까지,

감사해서 이 책 바로 주문하여 집에서 며칠 읽고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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