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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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선생의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에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마음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이 질문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 삶 속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있는지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인생을 걸어갑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만나는 많은 관계는 생각보다 가볍고 쉽게 끊어지기도 합니다.
이해관계로 묶인 관계도 있고, 상황이 바뀌면 멀어지는 관계도 많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살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내 곁에 있는가?”
교회는 바로 그런 관계가 만들어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단지 같은 공간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르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서로의 삶을 나누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짊어지며 살아갑니다.
어떤 때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주는 손길, 넘어질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마음, 그런 작은 사랑들이 모여 교회를 교회 되게 합니다.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우리가 지치지 않고 계속 걸어갈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공동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런 사람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동시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있는가?”
교회는 단지 예배만 드리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함께 짊어지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상교회가 바로 그런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서로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함께 울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교회 안에 있는 공동체 말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끝까지 붙들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교회라면, 그 공동체는 세상 속에서도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럴 때 교회는 단순한 종교 모임이 아니라 하나님께 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 속에서 우리는 다시 힘을 얻어 믿음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