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은혜의 대물림

  가정은 가장 따뜻한 공간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가 시작되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들었던 말 한마디 때문에 평생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또 어떤 사람은 부모의 분노와 폭력, 무관심 속에서 자라며 마음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상처받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역기능의 대물림입니다.

 

  영화 ‘오두막’(The Shack)에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맥’은 어린 시절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 심한 학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아버지를 미워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맥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어린 시절 끔찍한 폭력과 상처 속에서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그 순간 맥은 단순히 “나를 괴롭힌 아버지”만이 아니라, 상처받은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를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눈물로 아버지를 용서하게 됩니다.

 

  물론 부모의 잘못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상처는 분명 아프고, 어떤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상처가 우리 삶의 마지막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상처의 대물림’이 아니라 ‘은혜의 대물림’이 일어나기를 원하십니다.

 

  성경을 보면 야곱의 가정 역시 결코 건강한 가정이 아니었습니다. 

편애와 갈등, 속임수와 상처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가정조차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그 무너진 가정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저는 그것을 “은혜의 파랑새”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인간의 상처와 실패 위에도 내려앉아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부모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와 환경 속에서 상처받고 흔들리며 살아온 연약한 존재였음을 말입니다. 

그 이해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미움의 사슬을 끊는 시작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대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분노의 대물림, 상처의 대물림, 사랑받지 못했던 기억의 대물림을 끝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새로운 은혜의 역사를 시작하시도록 말입니다. 

상처보다 더 큰 것은 은혜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는 오늘도 우리의 가정을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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