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가사 및 행사 지원 요청

섬진강을 따라서




1.
-여보, 꽃을 보러 가자.

겨우내 따스했던 햇볕은
서둘러 잎을 내고 꽃을 피우다가
꽃시샘으로 몰아친 3월 한파가
매화를 얼려 망가뜨려 버리고
꽃으로된 일력을 흐뜨려 버렸다.

제대로된 화사한 봄꽃을
활짝 드러내지 못했다.

2.
봄비에 조으는 섬진강을 따르며
재첩을 끄는 바지런한 남도 아낙의
스물스물한 노동요를 들으며
남녘 소식은 너른 강하구를 얼른 헤어 들어와
청정한 지리산 자락의 맑은 물을 탐하며
하동 화계 구례 산동에 이르기까지
좌-악 꽃으로 된 그림책을 펼친다.

3.
백운산 자락의 광양에서
하동 건너편 내압에 이르는
산산골골 지천에 널린 매화는
구례로 가는 길 내내
이미 훨- 꽃비가 되어 져버리고
연분홍 맑은 색조의 참꽃과
촘촘한 노오란 개나리 꽃잎이
동요처럼 초롱초롱 피어났다.

4.
섬진강 뚝을 따라난 길 내내
크림슨 화이트 벚꽃 길이 열린다.
화계장터가 시끌벅적 사람을 불러오고
에드벌룬이 두둥실 축제를 알리고 있다.

-한철 장사로 일년을 산다.

지리산문 쌍계사로 향한다.
터널을 이룬 10리 벚꽃은
만개를 앞두고 알돌같이 요염하다.
난생 처음 화사한 분으로 단장한 풋풋함
애애한 살내음에 화들짝 당황스럽다.

100척 폭포에서 쏟아지는 화계골
처처이 진경산수이고 춘풍이 양양하도다.
쌍계천을 따라 대웅전에 이르는
골골이 길길이 돌돌이
꽃이고 꽃이로다.
봄이고 봄이로다.

5.
뜸뜸이 찾아오는 절국수
기막힌 담백함으로 요기를 하고
난전에 퍼질러 앉은 할머니로부터
몇가지 산나물도 골랐다.
참나물 비비추 두릅

-에라, 산수유도 보아야 하리

화계를 벗어나서 구례로 향한다.
지리산 흉흉한 소리 소문 하나 하나
골로 골로 시퍼렇게 멍던 상잔의 비화
감추고 애써 침묵하던 슬픔의 땅

-산동 마을-

시린 발을 적시는 지리산 온천
그 길이난 끝까지 산 중턱을 오르면

부황으로 누른 배고픈 산수유
거친 골짝을 포근하게 싸안은
파스텔 톤의 노란 산수유

6.
청정한 바람이 이는 지리산
깊고 깊은 남도의 엄마 품이다.
마지막 퇴로의 안온한 은거지이다.

가파르게 오르면 노고단 아래
두문동 산 마을 외로운 산동
역사를 돌아보며 길을 접는다.

-내년에 또 오지요.

훈훈한 강바람 맑은 강심을 따라서
팝콘처럼 터지는 꽃길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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