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니는 음악 만점이다.
중학교 2학년 때의 이야기다.
60년대 초이니 벌써 아득한 시절이 되었다.
당시에는 피아노를 접할 기회도 별로 없었고
중학교 입시에도 음악이 있으나 마나한 과목이었다.
과목의 배점이 낮으니 별로 신경쓰는 아이들이 없었다.
-삼천포가 시市냐 /음악이 과목이냐 ?
자조섞인 말씀을 하실 때는 쓸쓸해 보였다.
2.
까다로운 히스테리 처녀 음악 선생님은
성악가여서 곧잘 독창을 하곤 하셨다.
음악시간이면 노래반 신경질 반이었다.
반음 지도는 항상 불만스러웠다.
한번은 아이들의 어정쩡한 노래에에
이미 열이 머리끝까지 올라있었다.
2.
-야, 너 한번 따라해봐라.
나를 향해서 무작위로 지명하셨다.
주일학교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아닌가 ?
박자와 음정이 정확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것도 악보를 읽으며 계명으로 노래한 것이다.
선생님은 갑자기 빙그레 웃으시며
-니는 이번 학기에 음악 만점이다.
공포 분위기에 싸인 아이들이 감히 박수도 치지 못하고
부러운듯이 나를 쳐다 보았다.
그뒤로부터 선생님은 -콜위붕겐-을 열심히 가르쳤다.
예쁜 입술을 도톰하게 내어 발음하던
독일어 발음기호의 '우 - 우무라우트'가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수업이 시작할 때마다
악보보기와 음정 연습을 쉬는 법이 없었다.
아이들의 실력이 부쩍 향상된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정말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이었다.
3.
지난 주일 호산나 찬양대 연습 시간에 들렀다.
전공자 도우미가 열심히 음계와 발성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미 남성 파트는 미리와서 연습을 마친 상태였다.
속으로 박수를 쳤다.
-제대로 참 잘하고 있네
-악보 읽는 연습도 같이 하면 더 좋겠는데
기초가 든든하지 못하면 모래위에 세운 집이다.
찬양대에 앉는 것은 자유지만
연습 시간에 게으르고
음악적인 기초 쌓기를 소홀히 하면
다른 사람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좋겠다.
쉬운 악보를 거의 위우다시피 반복해서 찬양해야 된다면
지휘자는 무척 힘들고 고달프다.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
같은 말을 세번 네번 반복해도 돌아서면 잊어먹고
또 다시 일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여러분도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4.
실제로 찬양대는 음악적 자질이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 교회도 이제는 의욕만 가지고
자리를 채우는 단계는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찬양대 아니라도 봉사할 수있는 기관이 너무 많다.
취미와 능력에 따라서 봉사하는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간단한 오디션을 통해서 대원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음악적 기초를 쌓지 않으면 지휘자는 언제나 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좀 힘이 들어도 연습 시간에 열심히 참석하고
제대로된 소리를 배워서 멋진 찬양을 한번 해 보자
노력하면 안될 것이 없다.
5.
-니는 이번 학기에 음악 만점이다.
선생님의 말씀에 양양해서 음악을 전공할 뻔 했다.
음악이 좋아서 찬양대를 20년도 넘게 봉사했었다.
아직도 그시절 그 선생님의 존함이며
얼굴이며 표정 그리고 음성이 생생하다.
-니는 이번 학기에 음악 만점이다.